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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군과 쭈양의 옥탑방 트레커




그는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집니다.
그녀는 넓은 어깨를 가진 그가 곁에 있어 무척 든든합니다.
서로에게 아무것도 필요치 않으니 그저 함께 걷는 것만으로 너무나 행복합니다.


- 옥탑방 트레커의 김은주(왼쪽), 김현수(오른쪽) 부부


아주 특별한 결혼식

2013년 6월 15일 경기도 양평의 어느 캠핑장에서 보기드믄 결혼식이 진행됐습니다. 행사 준비부터 피로연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된 이색 결혼식의 주인공은 바로 ‘옥탑방 트레커’로 잘 알려진 김현수 군과 김은주 양. 두 사람은 캠핑장을 빌려 지인들을 모시고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 경기도 양평의 캠핑장에서 진행된 옥탑방 트레커 커플의 결혼식.

“무엇보다 결혼식장에서 30분 만에 끝나는 획일화된 결혼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둘 다 캠핑을 좋아해서 지인들과 함께 캠핑하면서 우리의 가장 축복된 날을 축하받고 싶었습니다. 원래는 산에서 하려고 했는데 그건 좀 힘들 것 같아서 캠핑장으로 바꾼 거예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방영된 MBC ‘결혼 프로젝트 링’에 부부가 출연해 그들의 특별한 결혼식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수 씨는 신부에게 감미로운 멜로디의 기타연주와 노래를 직접 불러줬습니다(왼쪽). 행복한 모습의 옥트 부부(오른쪽).


옥탑방 트레커의 탄생

쑤군과 쭈양이란 닉네임을 가진 두 사람은 결혼 전부터 옥탑방 트레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그런데 왜 옥탑방 트레커 일까요? 산을 통해 만난 두 사람은 걷기를 좋아하고 백패킹을 즐겼습니다.
함께 산에 다니며 백패킹을 즐기던 당시 옥탑에서 자취를 하고 있던 김현수 씨, 방이 워낙 비좁아 안에서는 짐을 꾸리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합니다. 백패킹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짐을 밖으로 꺼낸 다음 패킹을 해야 했고 다녀온 뒤에도 밖에서 짐을 풀어 집안으로 옮겨야 했다고 합니다. 이런 수고스러움을 안겨준 그때의 옥탑으로 인해 옥탑방 트레커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 결혼 전부터 함께한 트레킹과 백패킹, 인제 자작나무 숲.


그들만의 독특한 인테리어

얼마 전 부부가 살고 있는 경기도 광주의 전원주택을 찾아갔습니다. 매거진 고아웃에서 이들을 인터뷰 한 적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집안이 당시 기사에 실렸던 사진 속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신기할 게 뭐가 있냐고요? 어느 정도 연출된 모습일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거든요. 실제로 등산, 캠핑, 스키 장비들이 집안 가득이었습니다. 캠핑장이나 산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 여기저기에 진열돼 있고 생활에 쓰이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 집안에서 가장 크고 눈에 띠는 스키(왼쪽). 오래된 물병(오른쪽 핑크색).

장비들을 창고에 두지 않는 이유를 김현수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굉장히 고가고, 예쁘고, 실용적이면서 아름다운 것들을 굳이 캠핑장에서만 사용해야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고요. 집에서 쓰는 것들을 캠핑장에서 써도 상관없고, 거꾸로 캠핑장에서 쓰는 장비들을 집에서 써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처음 신혼집을 꾸밀 때 아내인 김은주 씨는 썩 탐탁지 않아 했다고 합니다. 지저분하고 정리도 안 된 느낌이 싫었는데 이미 창고가 꽉 차 어쩔 수 없이 꺼내놓게 됐다며 불평하는 듯 했지만 집안을 특별하게 꾸밀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 집안 곳곳을 꾸민 캠핑/아웃도어 장비들


길고 긴 신혼여행

옥탑방 트레커는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외로 긴 트레킹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는 결혼 전 다녀온 일본의 북 알프스, 두 번째는 결혼 후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몽블랑, 세 번째는 몇 개월 전 다녀온 호주의 그레이트 오션 트레일 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특별했던 몽블랑 트레킹은 두 사람이 부부가 된 후 처음으로 떠난 여행이었기에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오래도록 간직될 시간입니다. 신혼여행은 총 30일 간의 유럽여행으로 9박 10일은 알프스 몽블랑 트레킹을 남은 20일은 차를 렌트해 캠핑 여행을 했습니다. 흔히 신혼여행지 하면 특급 호텔과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휴양지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부부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백패킹 장비를 바리바리 챙겨 유럽으로 떠납니다.


- 몽블랑 트레킹 코스 중 스위스와 이태리 국경선, 해발 2537m의 Col Ferret 고개.

“둘 다 휴양지로의 여행에 대한 반감이 조금 있었고, 유럽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해서 둘이 처음으로 같이 유럽에 간다는 것에 의의를 뒀어요. 여행 중에 추억할 만한 시간을 만들고 싶어 고민하다가 둘 다 트레킹을 좋아하고 산을 좋아해서 몽블랑 트레킹을 하기로 결정하게 됐는데 주위에서 친구들이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건 아니다. 싸우게 될 거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죠.”

“저 같은 경우는 자주 갈 수 없는 유럽인데다 워낙 좋은 트레킹 코스도 많고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좋기 때문에 우선 몽블랑 트레킹을 9박 10일에 걸쳐 하고 근처에 있는 또 다른 트레킹 코스를 10박 또는 11박 정도 하고자 했지만 아내의 반대로 인해 타협점을 찾은 게 9박 10일의 몽블랑 트레킹과 20일 동안의 자유여행 이었죠.”


- 몽블랑 트레킹 둘째날 프랑스 MIAGE 산장에서(왼쪽) / 스위스 체르마트 가는길에 경치좋은 곳에서 잠시 쉬는 옥트 부부(오른쪽)


- 몽블랑 트레킹 셋째날 아침 프랑스 숲속 캠핑장.

최근에 발표된 우리나라 평균 결혼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자가 8천 5백만 원, 여자가 3천 5백만 원 정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한 쌍의 부부가 결혼하는데 드는 비용이 평균 1억 2천만 원이라는 얘긴데요. 김현수, 김은주 부부는 쓸데없이 비싸기만 한 평범한 결혼식을 과감히 버리고 특별하면서 비용까지 저렴한 이색결혼식을 통해 아낀 돈을 신혼여행에 조금 더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김현수씨가 살고 있던 전셋집을 신혼집으로 꾸며 결혼생활을 시작했으니 선택과 집중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를 한 것이죠.


- 몽블랑 트레킹 코스 마지막 구간 내려와 프랑스 샤모니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옥트 부부(왼쪽)
- 이탈리아 BERTONE 산장 앞에서(오른쪽 위)
- 스위스 인터라켄 캠핑장(오른쪽 아래)


행복한 걸음을 내딛는 옥탑방 트레커

“2012년에는 일본 북 알프스를 다녀왔고, 작년에는 신혼여행으로 몽블랑 트레킹을, 올해엔 호주에 있는 그레이트 오션 트레일을 다녀왔는데 힘들더라도 1년에 한 번씩은 해외 트레킹 여행을 하기로 약속했거든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를 모두 완주하고 싶고, 국내에도 제주도나 울릉도 같은 곳에 좋은 트레킹 코스가 많잖아요. 그런 곳들도 한 번씩 가보고 싶어요. 당장 내년에는 북유럽 쪽으로 갈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트레커들과의 교류와 올바른 트레킹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해외 트레킹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통해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도움을 주고자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함께한 여행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그들에게 또 어떤 특별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옥탑방 트레커 인터뷰 영상 - http://uinter1.blog.me/220123600781